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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공기업 순환보직 인사이동은 공직 직장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3년마다 부서와 부서원들이 바뀌는 데에는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공존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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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순환보직 인사이동 장점 및 단점

순환보직 인사이동을 아직 겪어보지 않았다면 본 글이 꽤나 유익한 내용일 것이라 확신한다. 

1. 공공기관 공기업 순환보직 인사이동

공공기관 공기업  순환보직 인사이동은 공직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도 알아서 나쁠 것이 없는 사항이다. 먼저 순환보직이란 말 그대로 주기적(혹은 비주기적)으로 직원들의 보직(담당업무)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입사 후 경영지원팀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2년 후에는 홍보팀으로 발령 나는 경우를 말한다. 기관마다 여러 가지 직군이 있지만 보통 법률, 의료, 연구직 등의 특수직군을 제외한 행정직이 여기에 해당된다. 인사이동을 시행하는 주기는 기관마다 차이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2년 정도 근무하면 부서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재직 중인 공공기관은 순환보직 인사이동 주기가 내부 규정 및 지침 등으로 정해지지 않아, 짧게는 반년 길게는 5년 가까이 근무한 직원들도 있었다(* 관별 인사규정을 확인하시려면 아래 바로가기 링크를 참조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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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별 인사규정 확인 바로가기

민간기업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사실 공기업에서 인사이동은 승진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승진보다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승진에 따른 연봉 상승이 크지 않거나 본부가 있고 지사가 있는 기관의 경우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역별로 근무지가 있는 기관의 경우에는 인사이동으로 인해 거주지를 이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어쨌든 부서이동은 곧, 다음 인사이동이 있을 때까지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동료들이 정해지는 중대한 결정임에는 틀림이 없다. 부서장이 독불장군형 꼰대이거나 정시퇴근이 어색한 일중독자라면 즐거운 회사생활이 될 리 만무하다. 또한 최근에는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등장으로 인해 신구 직원들의 갈등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본인이 모든 기관의 실상을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다니면 다닐수록 쉽지 않은 것은 역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이다. 그리고 새로운 업무를 익히고 적응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 같은 고려사항을 전제로 순환보직 인사이동의 장점과 단점을 기술해보고자 한다.

2. 순환보직 인사이동의 장점

기관마다 대략 2년 주기로 근무지나 부서를 옮긴다고 가정했을 때 순환보직 인사이동이 지니는 장점은 무엇일까? ① 첫 번째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직원 개개인보다는 기관의 발전에 도움에 된다고 생각한다.  공직의 특성상 한 업무를 오래 하게 되면, 타성에 젖기 쉬워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를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거나, 점점 수동적인 마인드로 업무를 대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처음 새로운 부서에 발령을 받은 후 1년 차 때는 이전 담당자의 업무를 돌아보고 적용하는 도중 한 해가 금방 지나가 버린다. 2년 차가 되면 전년도에 했던 업무를 복기하며 업무 처리속도와 숙련도가 올라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때때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3년 차가 되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매너리즘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은 민간기업과는 달리 거의 모든 업무가 비슷한 패턴으로 순환되기 때문에, 해당 업무에 대한 숙련도가 올라가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일을 빨리 끝내고 에너지를 덜 쓰며 휴가나 취미 등 여가를 즐기는 데 슬슬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조직의 관점에서는 각 부서에 생기를 불어넣고, 직원들의 긴장감 유지와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기적인 인사이동이 필요한 것이다.

② 두 번째로는 직원 입장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공직 사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방금 전에도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업무가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업무구조를 크게 보면 1분기에 정부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2~3분기에는 사업을 시행하고, 4분기에는 사업 결과보고 및 정산과 다음 연도 사업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각각 맡은 업무에 따라 크고 작은 민원을 처리하며, 각종 보고서와 외부요구자료 등을 작성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2~3년 정도 겪게 되면 단조롭기 그지없는 프로세스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종종 인사이동을 시행하는 것이 조직에도 도움이 되지만, 직원들에게도 리프레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비슷한 업무구조여도 부서가 바뀌면 업무상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어느 정도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나, 긍정적인 사람들은 이를 자기 계발의 기회로 삼아 자격증 취득이나, 인맥형성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순환보직 장점에 대해서 기술해 보았는데, 조금 안타깝지만 이 외에 더 설득력 있는 장점은 떠오르지 않는다. 본인이 기다렸던 단점에 대해 기술해 보겠다.

3. 순환보직 인사이동의 단점

위에서 순환보직 인사이동의 장점을 기술해 봤지만, 사실 공공기관의 주기적 부서이동은 그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나,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모두가 '기관장'의 관점에서 인사이동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즉, 공기관 입사를 희망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정기적인 인사이동이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하지, 기관의 발전을 위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제 여유 있게 일을 할 때쯤 소속 부서를 바꾸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정기적 인사이동의 첫 번째 단점은 역시 직원들이 원치 않는 부서 및 업무 변경이다. (당연히 기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 수준의 능력치와 성실함을 지닌 사람도 공기관에서는 업무를 담당한 지 3년 차가 되면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관이 이 즈음에 인사를 시행하기 때문에, 본인의 업무에 만족하는 경우 이 같은 변동은 매우 큰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기관의 전문성 저하로도 이어진다. 한 뉴스 기사에 따르면 한국행정연구원이 총 4천 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생활 실태조사' 결과, 순환보직 인사이동이 전문성 향상 저해요인 1순위였다고 한다(*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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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보직 문제점 분석기사 확인하기

두 번째 단점은 첫 번째와 연결되는 부분인데, 바로 새로운 사람들과의 적응 부분이다. 길게 이야기할 필요 없이 팀을 옮겼는데, 평소 관계가 좋지 않거나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과 지내야 한다면 큰 스트레스가 된다. 사실, 이 부분은 업무보다도 더 힘들 수 있는 부분이다. 단언컨대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은 일을 하는 것보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더 어렵고 무섭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개보다 무서운 게 사람 아닌가. 아래에 본인이 갑작스러운 인사이동 후 극복해 나갔던 과정을 읽어보시면 공감이 되실 것이다.

공공기관-인사이동-체험-이야기-바로가기
공공기관 인사이동 체험 이야기

세 번째 단점은 기관의 부서 배치가 지역 이동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이는 첫 번째 단점보다 더 심각한 문제이며, 자녀를 둔 가정이 있는 직원의 경우에는 매우 예민하고도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가 이름을 들어본 적지 않은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지방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실제로 가정이 있는 직원들은 기러기 생활을 하거나 가족 전체가 이사를 가기도 한다. 물론, 지역 간 이동의 경우 직원의 의사를 고려하고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을 두고 시행하고 있겠지만(본인은 그럴 것이라고 믿는 입장이다.), 지역 이동이 수반된 인사이동은 직장인 입장에서 큰 불안요소임에는 틀림없다.

네 번째 단점은 정기적인 부서 배치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사실, 본인이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거다. 앞서 기술한 세 가지 단점은 곧 기관 내 실권자가 정치적으로 권세를 부릴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 회사 생활을 처음 해본 분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에 두 가지 기준이 존재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바로 공적인 기준과 사적인 기준말이다. 말 그대로 공적인 기준은 규정과 지침에 의거한 기준이다. 인사, 승진 등에 대해 문서로 규정하고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일을 못하거나 안 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승진까지 가지 않고, 인사이동만 하더라도 기관장과 측근들이 독점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장기판 위 장기알을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하는 부서(승진)를 담보로 비공식적인 정치질이 오가는 것이다.

공공기관 공기업의 순환보직 인사이동? 과연 국민에게 보다 나은 공공 서비스를 위한 의사결정일까?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을 지방으로 발령내거나, 측근을 곁에 두고 다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일까?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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